20세기 천재 예술인 집사, 야수의 이미지를 바꿔놓다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20세기 천재 예술인 집사, 야수의 이미지를 바꿔놓다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6 냥생 1 123 3

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20세기 천재 예술인 집사, 야수의 이미지를 바꿔놓다


2017년 디즈니의 영화 <미녀와 야수>는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했다. 1991년 애니메이션 작품의의 리메이크였지만 훨씬 많은 인기를 누리며 <미녀와 야수> 이야기의 매력을 세삼 확인시켰다.


그동안 나온 <미녀와 야수> 영화들은 프랑스의 보몽 부인의 1757년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 오리지널은 그보다 16년 먼저 출간된 빌레느브 부인의 장편 소설이다.


이 장편 소설은 플롯도 복잡한데다 미녀와 야수가 사실은 알려지지 않은 남매지간이라는 좀 막장 이야기라서 당시로선 대중적으로 읽히지 못했다. 무엇보다 삽화 속에서 야수가 네 발로 걷는 괴수로 묘사된 탓에 독자들에게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그러다 이후 보몽 부인이 그 장편을 짧게 추려 아동용으로 출간했는데, 뜻밖에 대박이 난 것이다. 그렇게 유명세를 탄 데는 삽화의 도움도 컸다. 특히 괴상했던 야수가 나름 익숙한 멧돼지처럼 표현되면서 이야기의 친근감도 한층 올라갔다.


물론 뒤이어 이런저런 야수의 이미지가 그려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역시 멧돼지를 닮은 야수가 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지게 된다. 그렇게 언 200년 가까이 유지되던 야수의 이미지가 1946년 프랑스의 예술가 장 콕토(Jean Cocteau, 1889-1963)에 의해 단숨에 깨진다.


a5f7b5e4e448989f2ec30ab9e5d15ab7_1585106100_0309.jpg
 


콕토가 감독과 각본을 맡은 영화 <미녀와 야수>에서 야수의 이미지를 멧돼지가 아닌 사자에 가깝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 새로운 시도는 그가 1936년 일본에 방문했을 때 관람한 <거울사자>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전해진다.


<춘흥 거울사자>란 일본 전통극 가부키의 무대를 기록한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였는데, 하얀 머리털을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린 사자의 정령이 콕토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기서 더 중요한 부분을 짚어낸다. 바로 콕토가 애묘가였다는 사실이다.


당시 콕토는 ‘카룬(Karoun)’이란 이름의 샴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다. 그는 시, 소설, 연극 대본은 물론이고 영화도 만들고 그림까지 그리는 20세기 중반 프랑스를 대표하는 천재적인 예술인이었다. 그런 위대한 재주꾼이 카룬 앞에선 한낱 집사에 지나지 않았다.


콕토의 고양이 사랑은 고양이 쇼의 정기적인 후원으로도 이어졌다. 더 캣 프렌즈 클럽의 일원으로 활동을 했는데, 사인을 할 때면 고양이 그림도 꼭 함께 그려 넣었다. 그런 취향이 바탕에 있으니 같은 고양이과인 사자의 분장에서 남다른 영감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훗날 디즈니의 작가들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야수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래서 과거의 그림책이나 영화 등을 모조리 뒤졌는데, 콕토가 구현한 사자 이미지에서 자신들이 찾는 가장 이상적인 야수의 모습을 발견해낸다. 그리고 그 이미지가 최근 영화로도 이어졌다.



지난 연재 보기 ▶ 쓰레기 정치꾼이 싫다면 고양이에게 한 표를! 

1 Comments
53 꽁마제까포 03.27 00:07  
남..매.....대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