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묘의 DNA 때문에 살인 행각이 들통 난 주인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애묘의 DNA 때문에 살인 행각이 들통 난 주인 - 고양이 인문학 : 묘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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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인문학​​​​​​​​​​​​ 

한 이야기

글 | 황의웅 (크리에이터, www.miyaclub.com)




애묘의 DNA 때문에 살인 행각이 들통 난 주인  


세상에 과연 완전 범죄가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빨강머리 앤>의 고장으로 유명한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 섬에서 범인의 애묘 때문에 살인 사건이 해결된 희한한 일이 있었다.


1994년,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관리들은 낮은 구덩이에 묻혀 있던 시신 하나를 발견한다. 셜리 더게이란 여성이었다. 캐나다 경찰은 즉시 수사에 들어갔다. 그들은 비닐 주머니에 담긴 시신과 함께 피 묻은 가죽재킷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그러나 안타깝게 그 핏자국은 죽은 여자의 것이라 유전자 검사가 필요 없었다. 그러다 법의학 전문가가 다른 증거를 발견했다. 하얀 털 27가닥이었는데, 정밀하게 감식해 보니 그것은 고양이의 털로 확인된다.


그래서 경찰은 피해자의 남편 더글러스 비미시를 불렀다. 그는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얼마 멀지 않은 집에서 부모와 같이 살고 있었다. 경찰은 그가 키우는 하얀 털을 가진 고양이 '스노볼(Snowball)'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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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animals.howstuffworks.com)


현장에 있던 털이 혹시 그 고양이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경찰은 유전자 검사를 위해 곧 스노볼의 털을 뽑아갔다. 하지만 당시엔 누구도 고양이의 DNA 검사를 해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어려움에 부딪히자, 캐나다 경찰 측은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찾은 곳이 미국 메릴랜드 주에 있는 국립암연구소의 게놈다양성연구실이었다. 물론 그곳 연구원들은 범죄 수사에 참여한 적이 전혀 없었다. 


이에 캐나다 경찰은 그들을 설득해 가죽 재킷에 묻어 있던 고양이털의 유전자를 확인하고 스노볼의 DNA와 대조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결국 같은 털이란 결론이 내려져, 남편은 부인을 죽인 범인으로 구속되었다. 이 사건은 고양이의 유전자 감식으로 범인을 찾아낸 세계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 


그 후 미국 사법부는 엄청난 돈을 들여 국립 고양이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세계 모든 나라의 범죄에서 털로 특정 고양이를 알아내는 기술을 개발해낸다. 


그 범인은 애지중지하던 고양이 때문에 자신의 살인 행각이 들통 나서 억울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일로 범죄 수사 역사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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